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다각도로 탐구한 영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아파트 문제를 출발점으로 현실과 이상, 가식과 본성, 권력의 유혹과 타락을 탐구한다. 김영탁과 도균의 대립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재난 상황 속에서의 인간 본성과 사회의 여러 측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닭장 같던 아파트가 쾌적한 주거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그 가치는 상승했으나, “유토피아”로 칭송받는 아파트 속의 현실은 상당히 답답하고 모순적이다. 주민들이 재난 상황에서 타인을 배척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은 사회적 고립과 이기주의를 반영하며, 영화는 이러한 현상을 사실적이면서도 다각도로 묘사한다.
작품은 김영탁의 리더십을 통해 가식과 본성의 대립을 보여준다. 자신을 특권 계층의 지도자로 포장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김영탁과 대조적으로 도균은 외지인을 숨겨주는 선량한 행동으로 진정한 인간 본성을 드러낸다.
또한 영화는 김영탁의 권력 욕구와 그로 인한 타락을 묘사하며, 그의 행동을 히틀러와 연결시켜 인간이 얼마나 쉽게 권력에 빠져 도덕적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황궁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사회적 계급과 차별의 문제를 도입하며, 주민들의 특권과 외지인에 대한 혐오가 얼마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지를 직시한다.
종교적 메시지와 비판 역시 영화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모세범이라는 이름과 성경적 상징을 활용한 종교적 표현은 종교의 오용과 가짜 목자의 행동을 비판하며 현대 사회의 종교 문제를 조명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황궁 아파트의 내외부 그리고 주민들의 가식과 본성 사이의 괴리를 묘사한다. 시각적 효과와 상징적 요소를 통해 사람들이 가상의 현실에 사로잡혀 현실을 왜곡하는 현상을 선명하게 그린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를 조명하며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사회적인 통찰과 예술적인 표현이 결합된 이 작품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탐구하는 철학적 에세이로서 그 가치를 뽐낸다.